와이프가 직접 요리한 닭 칼국수

반응형

날씨가 점점 추워질수록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는 법이다. 그런 날,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와이프가 정성스럽게 닭 칼국수를 끓여놓고 있었다. 사실 와이프는 요리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. 그리고 그 솜씨가 기가 막히다. 결혼하고 나서 매일 아침과 저녁을 챙겨줄 정도로 살뜰하게 챙겨주는데, 덕분에 난 결혼 후 10kg이 늘어버렸다. 하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 체중 걱정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.

와이프표 닭 칼국수, 그 푸짐한 한상

닭 칼국수의 양은 예상대로 어마어마했다. 와이프가 요리를 잘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, 단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손이 크다는 것. 한 번 요리를 하면 식구가 몇 명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 양이 나온다. 이번에도 역시 푸짐하게 끓여놓아서, 한 그릇만 먹고 끝낼 수가 없었다. 결국, 맛있다는 이유로 또 한 그릇, 그리고 또 한 그릇… 그렇게 배가 불러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.

728x90

반찬은 단출했다. 김치 하나, 그리고 양념장 하나.

사실 처음엔 면을 건져 먹으면서 살짝 싱겁지 않을까 싶었는데, 웬걸? 간이 딱 맞고 맛이 깊었다. 따로 양념장을 더할 필요도 없이 완벽한 맛이었다. 그 깊고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안을 가득 채웠다.

먹으면서 내가 와이프에게 농담처럼 말했다.

"이 정도면 식당 차려도 되겠는데? 장사하면 대박 날 거 같아!"

하지만 와이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.

"국물 내고 요리하고 완성하는 데만 2시간이 걸렸어. 이렇게 힘든 걸 매일 하라고? 절대 싫어!"

그 말을 듣고 보니, 정말 단순한 요리가 아니었다. 닭을 푹 삶아 깊은 국물을 내고, 면을 넣고 다시 끓이는 과정 하나하나가 정성이 가득했다. 이렇게 시간을 들여 만든 음식을 한 그릇 맛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.

닭칼국수 안에 들어 있던 닭고기도 하나 남김없이 다 먹고 나니, 마지막으로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. 하지만 와이프가 "칼국수 먹을 건데 밥까지 하면 너무 많잖아"라며 애초에 밥을 따로 하지 않았다고 했다. 그 순간 조금 아쉬웠지만, 이미 배가 충분히 불러서 더 먹기 힘들었다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. 그래도 다음번에는 꼭 밥까지 말아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.

따뜻한 한 그릇의 의미

추운 겨울날, 밖에서 찬 바람을 맞고 돌아왔을 때 마주하는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. 그것만큼 위로가 되는 게 있을까? 단순히 맛있어서가 아니라,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사랑 때문인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. 맛있는 닭 칼국수를 먹으며, 내일은 또 어떤 요리를 해줄까 은근히 기대하게 되는 하루였다.

결혼하고 10kg이 늘었다지만, 이런 행복한 순간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쯤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. 결국, 맛있는 음식과 사랑이 가득한 집이 가장 좋은 곳이니까.